필리핀 관련 유튜버들이나 필리핀에 관하여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필리핀이 "모계사회" 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나무위키에 나온 "모계사회"의 정의를 보면, 가문과 혈통을 어머니의 핏줄을 기준으로 삼는 사회이며, "부계사회"와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외할아버지의 성씨가 어머니를 통해 그 자식에게로 이어진다는 말입니다.
그럼 필리핀은 어떨까요?
여자는 결혼하면서 남편의 성을 따르고, 그 자식은 아버지의 성씨를 이어받습니다. 따라서 "모계사회"에 대한 정의에 따르면 필리핀은 "모계사회"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그럼 필리핀 사회가 여권이 신장되고, 여성에 대한 보호가 잘 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필리핀 사회를 "모계사회"라고 부르는 걸까요? 단편적인 예일 수 있겠지만, 필리핀 형법상 간통죄의 주체는 "결혼한 남자의 배우자"라고 되어 있으며, 결혼한 부인이 외도를 하고 있을 때, 그 남편이 부인(상대남 포함)을 살인했다고 하더라도 그 남편은 처벌받지 않으며, 부모와 동거중인 18세 미만의 딸이 남자와 성행위를 하고 있을 때 부모가 그 딸(상대남 포함)을 살해한 경우에도 처벌받지 않습니다.
필리핀 헌법상 남성과 여성의 법 앞의 평등이 보장됨에도, 형법상 여성에 대해 이렇게 규정을 하고 있는 필리핀 사회가 "모계사회" 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여권이 신장된 사회일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왜 사람들은 필리핀을 "모계사회"라고 부르는 걸까요? 아마도 각종 일터에서 보이는 노동인력 대부분이 여성들이고, 아이를 남기고 떠난 남편이나 남자친구 대신에, 생활능력 없는 부모를 대신해서 동생들을 돌보며 가정을 이끌어가는 가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 여성이기에 그들에게 무슨 큰 권리나 권한이 있는 것처럼 오해하여 갖게된 편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필리핀 사회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언니,누나로서, 어린 엄마로서 자신을 희생하며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필리핀 여성들인 것입니다. "모계사회"라고 불릴 만큼 누구 위에 군림하고 특권을 누리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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